7월21일 일기예보는 중부지방의 호우 주의보를 예고하였고 당초 우리 산악회 정기산행에 참여하기로 신청한 40명의 인원이 오전부터 오락가락한 비로 인하여 출발 시간에 도착한 인원은 20명이었다. 아마 설악산 공용능선에 대한 두려움과 비에 대한 공포가 겹친 결과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이런 조건을 무시하며 산행을 출발한 20명은 산에 대한 애착이 무던히도 강한 사람들이었고,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한다면 할 수 있는 의지를 지녔다고 할 수 있다. 결코 적지 않은 산행거리,시간 어디에 견주어도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험한 코스 이었지만 모인 일부사람은 꿈의 코스라는 공용능선을 간다는 작은 흥분에 잠을 설치기 까지 했다는 이야기를 덛붙 이기도 했고 주체측에서는 일단 출발시간에 비가오지 않으면 산행을 한다는 발표와 함께 서울을 출발하여 설악산을 행해 출발하였다.
설악산 설악동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1시45분이었고 비는 내리지 않았다. 잠시 산행준비를 하고 약간의 휴식을 취한후 02:40분 설악동을 출발 하였다. 평상시 같으면 입장료를 팔고있을 매표소는 문이 잠겨있고 아무도 공짜로 들어가는 우리를 저지하지 않았다. 비교적 평지로 잘다듬어진 비선대까지의 길은 우리로 보면 고속도로였다. 어둠속에서 상당한 속력으로 시작하였고 20명의 인원은 1명도 처지는 사람없이 동시에 도착하였다. 첫번째 목표지점 비선대 도착은 03:00였다.
어두운 비선대에서 거친숨을 몰아쉬며 잠시 휴식을 취하며 다음 기착지인 귀면암을 향하여 출발 하였다. 귀신 얼굴 형상을 한바위가 있는 귀면암은 설악산 등반의 첫번째로 넘어가는 고개다. 비선대부터 차츰 가파른 길이었으나 아직까지는 산행 초반 비축한 힘들이 많이 남아있어 모두들 어렵지 않았다. 귀면암에 도착한시간은 03:40 이었다. 잠깐의 휴식을 취한후 다음 목적지인 양폭 산장을 향한다.
여기서부터는 본격적인 산행의 시작이라 할수있다. 이제 먼 하늘로 부터 어두움이 조금 아주 조금씩 걷혀오는 느낌을 받으며 습도가 높은 후덥지근한 날씨 때문에 슬슬 사람마다 거친 숨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비오듯 떨어지는 땀방울로 온몸이 젖어 들어오고 여기저기 힘들어 하는 모습이 보이기시작하고 도저히 참을수없는듯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우리산행에 처음 오신 분인데 무척 힘들어 하는 모습이 안스럽기까지 한다. 가능하면 같이 산행을 하려고 독려를 했지만 그만 포기의사를 표하여 할수없이 버스가 있는 곳으로 혼자 하산하게 되었다.(우린 이런 낙오자를 폭탄이라 하고 되돌려 하산을 시키는 경우 폭탄을 제거하였다고 표현함.) 폭탄을 뒤로하고 양폭에 도착한시간은 04:30이었다. 이제는 제법 물체를 식별할수 있을 만큼의 밝기가 되었다. 어둠에 잠자고 있던 산장이 밖의 소리에 불을 켜고 손님을 맞는다. 간단한 요기와 산장지기 부부에 우리 등산코스가 공용능선이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공용능선의 지금은 바람이 무척 강하다는 충고를 접하며 무너미 고개를 향하여 출발하였다.
이번산행의 가장 힘든 구간중의 하나였을 것이다. 계속되는 고바위에 축축한 날씨 흐르는 땀 여기저기 5분을 못 가고 쉬는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오늘 산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능한 체력의 비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버를 하면 전 구간을 갈수 없기 때문에 힘을 아껴 조금씩 전진하였다. 시간도 체력도 비축이 필요한 시점 조금씩 조금씩 전진하였다. 이미 일출이 진행되었고 어둠은 저 멀리 달아나 있었다. 고개에 다다를 수록 바람도 강해지기 시작한다. 흐르는 땀은 바로 강한 바람에 수증기로 변하는 듯 한다. 목에까지 다다른 숨을 헐떡이며 고개에 다달 았다. 계속하여 1명,2명씩 5분이 채 안되어 20명이 다올라 왔다. 이 시간이 06:00다.
이제부터는 공용이다. 역시 공용은 우리를 강한 바람으로 맞이해 주었다. 대청봉으로 오라가는 길과 공용으로 가는 삼거리에서 대청봉에 대한 향수를 뒤로하고 강한 바람과 함께 다시언덕을 오른다 그냥 서있기도 힘든 강한 바람이 내설악에서 외설악 방향으로 세차게 불어온다 족히 30m/s는 되는듯하다. 초입의 커다란 바위 봉우리를 옆으로 우회하고 오르락 내리락을 몇회하고 오전8시경 용소골로 연결되는 계곡의 안부에서 각자 준비해옹 조식을 먹기로 하고 휴식에 들어간다. 그런대 몇명의 대원 배낭에서 생일케익과 샴페인 3병을 꺼내 ~펑!!, 축하곡 "바람부는날에 왜태어났냐 ♬♪" 노래부르기 등등하는 것이다. (이날은 나의 46회 생일이었다.) 조금은 쑥스럽고 고맙운 마음으로 케익과 식사를 마치고고 범봉과 1275봉을 향하여 계속전진 하였다. 공용은 잔인하였다 봉우리 옆길로 갈때는 못느끼는 바람이 능선이나 봉우리에 오라서기 만하면 몸까지 날려버릴 기세이다 여기저기 모자,배낭카바,수건등등이 바람에 날려 멀리 낭떨어지 아래로 내려갔다. 눈앞에 펼쳐진 기암 괴석 ,웅장한 경치에 감탄의 연발이었고 간혹 바람과 함께 흩날리는 빗줄기는 우리의땀을 식혀 주는 청량제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10여회 계속되는 남산높이의 내려갔다 올라오는 고통은 내려막길이 겁이 날 정도다. 내려간 만큼은 또 올라와 야하니 말이다.지도상의 공용능선은 5.5KM이다. 이제들 무척 지쳤는지 지도의 거리가 틀리다. 직선거리만을 기록한 것이다. 등등의 불평이 나온다. 인간의 극한 상황이 다달었을때 새로운 힘이 나타나는 것을 서로들 느끼는 기분이다. 그렇게 그렇게 도착한 곳이 마등령이다. 마등령은 설악산의 내,외설악을 구분짓는 설악의 가장 중심이되는 곳으로 . 이곳에서 바라보는 설악은 설악산 전체이다. 동쪽으로부터 울산바위 권금성 화채능선 우리가 지나온 공룡능선 그 뒤로 대청봉 서북능선 용아장성,등등.. 그야말로 어디를 보아도 절경이다. 마등령의 도착시간은 10:00다. 이제 후미와 20분 이상 벌어지기 시작한다. 휴식과함께 후미와 합류한다.
이제는 하산 길에 접어들었다. 가파른 내리막길은 지친 대원들에게 용기를 주진 않았다. 안내 표시판에 비선대까지 2.2KM로 되어 있다. 지치지 않은 상태에서는 1시간이면 갈 수있는 거리이지만 속도가 전혀 나지 않는다. 일부 대원들은 무릎에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파스를 발라주기도 하지만 큰 효과는 없다. 급경사에 날카로운 돌길 1시간정도 하산하니 지척에 금강굴로 유명한 장군봉이 눈앞에 다가온다.하지만 여기부터는 강한 급경사에 바위를 깨서 쌓아 놓은 듯한 길로 전혀 속도를 낼 수없다. 이미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다리로는 더욱 그렇다. 조심조심 내려오며 누군가 장군봉 못미쳐에 있는 비선대 700M 이정표를 기억하며 700M가 이렇게 멀리 느껴지긴 처음이라는 소리에 전 대원 동감한다. 그리고 다시는 자기를 포함하여 자식들도 공용에는 안보 내겠다는 표현도 한다. 그렇게 도착한 비선대가 정말 고맙다. 12:00다.
이제는 정말 다 왔다. 올라올 때처럼 가볍게 갈 수는 없지만 고속도로는 고속도로다 중간 계곡에서 세면을 하고 주차장에 도착하니 12:50분이다. 비선대에서 보니 호우주의보로 인하여 등산로를 통제하고 있더군 그래서 우리는 등반을 하고 내려왔다고 못 올라가며 서성대는 배낭족들에게 응근히 자랑을 했지 더 보태서 공용능선으로 갔다 왔노라고. 일행이 다도착한 시간은 13:30분이 다되어 서다. 모두들 지친 표정에 일부대원은 앉고,서지를 못할 정도로 고통스런 얼굴을 하면서도 오늘 자기가 해낸 일에 대한 만족감에 만끽되어 조금은 흥분에 가득 찬 얼굴들 이었고 자기가 해낸 일이 아무나 할수 없는 일이란 자부심,특히 장마중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상태에서 비도 만나지 않고 12시간 동안을 산행한 것에 대한 우연 모험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며 준비해간 돼지불고기와 라면 그리고 소주를 곁들여 먹고 서울로 출발하였다.
설악동주차장-비선대-귀면암-양폭산장-무너미고개(휘운각산장 100M후방)-공용능선-마등령-금강굴-비선대-주차장 , 산행시간 총 11시간40분 우리나라에서 가장 멋있는 산 또 가장 산행하기 힘든 코스 중 1곳, 산악인이면 항상 가보고 싶은 코스이기도한 공용능선이었다. 나 개인적으로도 이번이 4번째이기도 한 이번 산행은 46번째 생일이기도 하였고 항상 가보고 싶은 코스였기에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강행을 하였고 또 동행한 일행 모두가 무사히 완주 하였다. 이런 힘든 일을 누가 시켜서 한다면 할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며 일상에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이런 경험이 헤쳐 나가는 해답이 아닐까 생각된다. 서울로 출발할때 참았던 비가 쏟아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우리의 산행을 도와준 산신령께 감사드리며 어려움 속에서도 완주 해준 대원들께 감사 드립니다.
2001. 07. 24. 전 채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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