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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사진

2003년7월수도-가야

한마디로 말해서 무지무지 힘든 산행이었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14시간20분 20여KM의 산행이....

산행 끝내고 하루 밤을 자고 출근한 지금

발바닥의 물집 터진 곳이 쓰라리고

허리가 아파 펴고 움추릴 적마다 통증이오고

잠이 모자라는 듯 눈이 게슴츠레하다.

지지난주 어제 산행한 동료와 지리산 종주를 계획했었지

한데 한 녀석이 계획을 변경 시켰어

가야산 종주라나

약 12시간 걸린 다나 어째든 토요일 오후 8시 대치동에 모여 출발 했단다.

휴가시작 첫 주말 고속도로 걱정을 하며 출발했는데 무사했어

서울을 떠나 추풍령지나 김천으로 나와서 출발장소 증평 그리고

어지럽게 도로공사가 한창인 평촌리 청암사를 지나 수도암에 도착한 시간은 밤 12시

약2시간의 예정으로 차안에서 눈을 부치고 새벽2시 수도산을 향해 산행을 시작한다.

처음 본 절이고 암이라 해서 소규모 암자일꺼라 생각한 수도암(1,080M)은 제법 규모가 있는 큰절이었다.

 

 

수리암 소개 안내문

수도암에서 시작한 수도산(1,317M)은 비교적 적은 경사에 잘 가꾸어진 등산로 표지판

나무랄 것이 없는 시작 이었다. 경사면을 따라 수개의 봉우리를 넘어 무사히 수도산

정상에 도착한 시간은 03:10분 수도산 정상은 정막 그리고 고요 그 자체였다 아직

동이 트려면 멀었고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하여 정상에있는 돌탑 자체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별이 안 될 정도로깜깜 해있었다. 잠시 목을 축이고 오던길을 약 20M

후진하여 가야산 종주의 시작의 발을 내 딛는다.

 

 

 

수도산정상의 돌탑

 

 

수도산정상 표지석

다음 목표 봉우리 단지봉(1,327M)은 내리막길로 시작 되었다. 10분 20분 계속되는 내리막

길은 다시 올라가야한다는 두려움에 그리 반갑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상쾌하다.

약 30분 정도 하산을 계속하다보니 덤불속 산행이 시작된다 이덤불은 가야산까지

이어지며 우리를 괴롭혔다. 처음에는 잠깐 가다 없어지겠거니 했었고 단지봉까지만 있겠

거니도 했었지만 작게는 가슴까지 크게는 머리위까지 울창하게 자란 덤불숲은 멀리서

보면 등산로를 없애버렸고 머금고있는 이슬 방울은 우리의 옷과 신발을 사정없이 적시어

버렸다. 덤불을 헤치며 거미줄을 걷어내며 경사면이 나타나며 숨을 조절하고 평지는 힘차게 나가며 단지봉(1,327M)에 올라서니 05:30 먼동이 터오고 멀리 산들이 동양화처럼

펼쳐지고 정상 바로 전에 넓은 헬기장이 있고 정상에 정상임을 알리는 표지석이있다.

 

 

 

단지봉 정상 안개속에서 일행과함께

 

 

단지봉 정상 표지석에서힘에지쳐 찌그러진 표정

잠시 휴식을 취한후 다음 목적지인 좌일곡령을 향해 출발한다.

산행 시작한지 3시간 30분 덤불숲은 계속되지만 아직까진 힘이 넘친다. 이제 제법 밝아져

랜턴이 필요 없게 되고 오르락 내리락을 계속하며 길을 잃어 버리지 않기위해 노력한다.

좋은길이라고 우리가 가는 길이 아님을 벌써 경험했다. 100M정도를 가다 되돌아오기도

하고 약 1시간 걸쳐 도달한 곳은 좌일곡령 사실 산행기에 나와있는 시간과 맞추어

보고 여기가 좌일곡령이라 생각하였지 확인 할 방법은 없다. 마치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사람들 태극기 꼿고 더오를 곳이 없다 하구 사진을 찍지만 거기가 정상인지 어찌 알겠는가?

조식을 다음 봉우리에서 하기로하고 다시 산행을 계속한다. 이어지는 덤불숲을 헤치며 잠깐

보였던 햇님은 없어지고 비가 오기 시작한다 다시 복장을 우천 대비 복장으로

바꾸었지만 이미 젖은 옷 신발등이 별 의의를 찾지는 못한다 많은 비는 아니지만 내리는

비는 우리 발목을 짓누르고 퉁퉁 부른 발바닥은 물집이 생겨 터졌는지 쓰라리고 이제 슬슬 체력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한다.

 

 

 

덤불속을 헤치고

지겨운 덤불숲 헤치기도 하고 밟기도하고 허리 숙여 통과하기도하고 계속해서전진 또 전진

봉우리를 넘 고 또 넘고 내려막 길이 있으면 또 오르막길이 나타나고 지도상

나와 있는 1124봉, 목통령, 분계령등등 넘었는지 말았는지도 전혀 확인이 안됀다.

힘들면 쉬고 그래도 가야한다는 일념과 누가 걸어 주는 것이 아니라는 절박한 심정 꼭

이렇게 힘들게 해야 맘 하는건 가에 대한 의문도 생기고 이미 산행시작 10시간에 가까워진

11시05분 우리는 가야산 가기 전 마지막 봉우리인 두리봉(1,133M)에 도달하였다.

 

 

 

두리봉에서본 가야산 멀리보이는 산이 가야산임

예정대로 라면 약 2시간정도 계속되면 가야산 정상에 갈수 있다. 하지만 몸도 마음도

너무나 지쳐있는 상황이다. 제시간에 가는 것이 무리일 것이다.

두리봉에서 역시 하산은 내리막으로 시작되었다. 제발 고만 이젠 오르막이 그립다.

차라리 매를 먼저 맞는 게 낫다는 심정이 바로 이것일 것이다. 내려간 만큼 더 올라

가야한다는 두려움도 포함되었겠지만 내려가는 내내 덤불숲은 계속되었고

비는 그치어 햇님도 볼 수 있었다. 신발 속은 양말을 통하여 들어온 물로 꾸르럭 꾸르럭 개구리

소리가 나고 다리는 이미 풀려서 자그마한 바위에도 통제가 되지 않는다.

 

 

 

산행중 만난 천연기념물 고란초

그래도 이젠 오르막길이 시작되었지만 이것이 가야산이란 확증이 없다 열심히 올라가면

다시 내리막길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안심이 안 된다.

하지만 우린 이 오르막길이 상당히 깊고 웅장하다 함을 느끼고

이산이 우리 목표인 가야산임을 확신하게 되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정말 죽을

힘을 다하여 오르고 또 오르기 시작하였다.

이미 탈진한 상태이고 경사면은 계속되고 끝은 보이지 않고 1,430M의 가야산은

정말 큰 산이었다. 쉬고 가고를 계속하니 아무리 태산이라도 정상은 올를수 있었고

결국은 상왕봉(일명 우두봉)의 거대한 바위봉우리옆 헬기장에 도착하였다.

이미 1시를 넘어 2시에 다가와 왔다.

 

 

 

가야산 정상에서 멀리보이는곳이 해발 3m 차이가 나는 칠불봉

전체 산행시간이 12시간이 다다른 것이다.

 

 

 

우두봉 표지석에서

 

 

우두봉일명 상왕봉 정상 표지석

정상정복 안도감 성취감을 느끼기에는 너무도 지쳐있었고 경치도 상쾌감도 다 딴

사람 이야기 같다. 따가운 햇볕을 맞으며 간식과 오랜 휴식을 취하고 원기를 좀 회복한후

다시 하산을 시작했다. 탈진상태의 하산이기에 하산도 그리 쉽진 않았다.

약 2시간의 하산이지만 생각은 4~5시간이 걸인 듯 고행의 연속이었고 일행은 4시

해인사에 도착 할 수 있었다. 평소 같으면 거대한 해인사 절 구경에 팔만대장경도

구경하고 오겠지만 지금 생각은 빨리 우리차로 가서 발 뻗구 쉬는 게 최대의 목표가

되어있었다. 계속하여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곳까지 힘 없는 다리를 격려하고 걸어서

도달한 시간은 4시20분이었다.

장장 14시간 20분 정말 어렵고 고통스럽고 어려운 산행이었다. 더불어 최근들어

급격히 체력감소를 느끼고 있는 중에 내체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하고 싶었고

그래서 어려운 산행이란 것을 알면서도 실행을 감행하였다.

어찌되었든 힘든산행 완주를 했다는 것으로 만족하고 더더욱 체력보강의 필요성을

확인하는 계기로 의의를 찾고 싶다.

나의 도전은 무모한 것이었을까?

종주 도전은 객기를 부린거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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