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17일 경남 사량도 지리망산(398M) 산행일지
일 시: 2002년 3월16~17일(무박산행)
인 원: 43명
8살 미효가 동행하기는 조금 무리가 될 듯하다 싶었으나 본인의 의견을 들어보니 좋다고 환호를 하여 동행하기로 하고 우리가족 3명은 토요일 저녁 10시 집결지인 광화문으로 향하였다. 우리의 마스코트 미효는 전날부터 감기 기운이 있는지 목에서 가끔 거치른 기침을 토해내곤 했지만 여행을 한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발걸음은 날아가는 듯 버스가 출발하기 전부터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활발한 태도를 보이며 미지의 세계에 대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에 찾아간 산은 “지리산을 바라보는 산”즉 지리망산 입니다. 우리나라의 남단에 위치한 다도해 한려 해상공원 통영시의 사량도의 윗섬에 솟아 있는 산으로 아름다운 해안선과 수려한 암봉을 가진 산자락으로 인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채워주는 섬산 입니다.
서울서 10시30분쯤 출발하여 경부고속도로를 경유하여 대전 진주간 고속도로를 거쳐 목적지인 삼천포항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4시가 좀 안되었다 우리나라 최남단이고 잘가다가 삼천포로 빠진다는 먼 곳이지만 잘뚤린 고속도로 덕분에 5시간만에 갈수 있어 그리 멀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불편한 버스에서의 잠이라 제대로 자지도 못했을 것인 대도 배를 타야 된다고 하고 깨우니 얼른 일어나는 폼이 자기도 그만큼 긴장을 하고 있었나 보다 배낭을 챙기고 약간은 바람이 쌀쌀한 느낌을 주기는 했지만 춥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새벽5시50분 유람선을 타고 캄캄한 남해바다를 가르며 40분쯤 이동을하니 날이점점 밝아오고 사량도 윗섬의 서쪽해안마을인 돈지항에 배가 도착됩니다. 인원파악을 하면서 마을로 들어서면 회색 암봉을 이룬채 동서로 뻗어간 산자락의 가운데 우뚝솟은 지리망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마을 안길을 따라 사량초교를 지나 농로길을 잠시가면 본격적인 지리망산 산행이 시작되는 잡목숲 오름길이 나타납니다.
따뜻한 남쪽나라라는 말이 실감나듯 밭에 심어 논 마늘이 두뼘 이상 자랐고 시금치며 봄 배추도 꽃을 피고 파란보리밭도 이삭을 맺은 듯이 배가 불룩불룩 불렀고 산 빗탈 곳곳에는 진달래가 화사하게 피어 육지에서 온 등산객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합니다. 진짜 봄이구나!! 하는 마음이 아마 공통일 것이다.
우리는 좀 쳐지기는 했지만 아마 오늘 산을 찾은 사람중 미효가 가장 어린 사람이었기에 꼬마가 여기 까지 왔냐는 감탄과 격려의 덕이었는지 그리 힘들지 않고 산행을 하였다. 주능선에 올라 보니 떡시루의 떡을 세워 놓은듯 아니면 책꼿이에 책을 흣트러 놓은 듯한 2,3cm두께의평판 돌이 겹겹이 쌓여서 이루어진 돌산 그사이 해안에서만 자라는 해변 이끼 등이 새롭게 느껴지고, 바다를 헤엄쳐 건너는 쥐의 형상을 한 쥐섬, 푸른 바다가 넘실대는 해안마을의 풍경을 감상하며 완 경사의 사면 길과 아기자기한 암봉 넘어 1시간50분쯤 오르니 돌탑과 표지목이 서있는 지리망산 정상에 도착해보니 먼저 오르신 분들의 아침밥상(?)이 푸짐하기만 합니다. 상추에 풋고추된장,뜨끈한 시레기국, 김치복음, 계란 말이,오이소백이, 불고기, 참치, 김밥, 현미가래떡,옆에서는 라면냄새 .....어휴...그냥봐도 배가 부른데 일단은 정상주를 한잔하니 기분이 한층더 상괘했다.
하늘과 바다와 성산일출봉을 닮은 섬과,주변에 떠 있는 올망졸망한 섬들과의 조화가 아름다운 정상에서의 풍경을 감상하며 잠시 휴식을 즐긴 후 계속해서 이어지는 불모산길은 왼쪽의 내지마을, 성자암 그리고 옥동항 멀리는 옥녀봉을 바라보며 바위틈과 칼날같은 능선을 계속 넘나들다 30분쯤 지나 촛대바위가 바라보이는 능선에서 숲길로 들어서 걷다보면 내지항으로 내려가는 삼거리,숲길을 따라 계속해서 이어지는 산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앞이 탁 트이며 암봉으로 이루어진 불모산 정상에 이른다."부처님의 어머니 산" 또는 가마봉으로도 불리는 불모산을 내려와 경사가 급한 능선을 따라 암봉을 한 차례 넘으면, 이제부터 지리망산 산행의 백미이며, 가장 난 코스인 설악산의 용아장성릉을 닮았다는 옥녀봉 암릉 길이 시작된다. 계속되는 암릉이지만 위험하다고 손을 잡아 주는 것을 무척 싫어하고 혼자서 간다고 하는게 무척 대견스러워 보이지만 그래도 선두와는 많은 격차가 생겼다. 사량도 산행의 가장 절경은 옥녀봉 등반인데 가파른 철계단과 아슬아슬한 적벽을 내리고, 수직에 가까운 봉우리를 굵은 밧줄을 잡고 오르던 옥녀봉 꼭대기의 황홀한 주변 암봉과 푸른 바다의 경치 나무사다리에 매달려 현기증이 날 정도의 아찔한 스릴감도 맛보는 아름다운 암릉길이 눈에 선하다 하지만 이대로 산행을 지속한다면 다른 사람 들에게 폐를 끼치게 된다. 미효는 계속 가겠다고 하지만 그럴 수는 없다. 아쉽지만 우리는 우회길을 택한다. 이제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되고 남녁의 봄을 만끽할 시간을 갖는다. 활짝 만개한 진달래 꽃도 보고 쑥나온 쑥도 캐고 뛰어 내려가기 시합도 해가며 하산을 한다. 하산하여 대항 마을에 도착하니 시골 어촌 마을이다 동백꽃 산수유로 앞마당을 장식한집 앞마당에 흑염소를 묶어 논집을 거쳐 선착장에 도착한다. , 이곳의 앞에 보이는 항구가 대항마을이다.우리는 이 곳에서 육지로 떠날 유람선을 타게 된다.이렇게하여 지리망산 산행이 끝났다 5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하산하여 부두가 포장마차로 갔다. 해삼과 돌멍개 문어 낙지가 싱싱하게 놓여 있고 바로 옆의 바닷가와 배추잎과 된장 풋마늘이 잘 어울려 쐬주가 절로 넘어갑니다. ~꿀꺽~ 글을 써도 침이 넘어간다.
약간 흐린 날씨에 이마의 땀을 날려 버릴 정도의 적당한 바람 푸른 바다에 흰 포말 거품을 깨끗하게 긋고달리는 어선들이 선명하게 보이는 조망권, 적당히 피어 있는 진달래등이 산행의 발걸음을 아주 가볍게 해주는 산행이었다. 더욱이 어린 미효가 5시간을 잘 버티어 준 것에 만족한다. 빨리 무럭무럭 자라서 어떤 산행이라도 동참 할 수있는 날을 재촉해 본다.
2002년 3월19일 전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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