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살에 시집와서 39년을 살았다나
그러다 보니 어느새 70의 나이가 되었다네
지지리 못난 남편 만나 맨날 절약이 몸에 베었는데
70세 생일 호강좀 하자 해서
내 등골 빼서 여기에 묻었노라
어째든 맥주라도 한잔 얻어먹으러 전철로 이동하고
안국역 나오는데 무서운것이 보이지요
용의 9 아들 중 막내아들 초도란다
초도는 조개 또는 개구리를 닮았는데
모든걸 가두눈걸 좋아한다나
그래서 주로 문고리에서 노는 용이다
어째든 생각치 못한 용을 만났다는것은 좋은 징조다
현대사옥 지나 원서동 공원에서 좌로 올라
창덕궁 돌담타고 조금더가면
2층한옥집이 나타난다 아! 여기 김지하시인의 집 마고 바로 옆인데
소공헌? 간판이 같은 집이다
오른쪽에 간판이 있네
올려면 오라는식 간판을 짜그만하게 보일듯 말듯
그 만큼 자신있다는거겠지
1층은 그냥 비워 놓았다
비싼땅인데?
2층 창가에 배정 받았다
창넘어 창덕궁이 보이고
오늘 생일을 기념하고 싶단다
고궁을 배경으로 한장 남긴다
아직은 등골이 뭔지 모르겠다
메뉴판
달랑 한장
살짝 등골이 땡긴다
메뉴를보니 기본이 깔리고
뽈락구이나 갈비는 추가요금발생
얼마나 비싸겠어 각각1개씩 시키고
와인 셋팅을 맥주로 바꾸었다
기록
남편으로 멋지게 보여야지
요즘 눈이자꾸 작아지는데
크게 한번 떠보았다
어째든 기대가 많이되는지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이런곳 평소에 못해준게 갑자기 죄스럽네요
음식이 차례대로 나온다
첫번째 새똥만큼 적다
너무작아서 속도에 신경을 썼다
그래도 워낙작아서 금방 해치웠네요
종업원에게 속도 괜찬냐고 물어보았는데
괜 찬탄다
두부?
난 두부 싫어하는데
돈 아까워서 다 먹었다
역시 속도에 신경쓰고
깨죽에 마른 연근이다
자꾸 본전생각난다
이걸 머그려고?
잘먹지도 않은 새우도
아까워서 싹 먹어치웠다
25000원 추가한 갈비다
24시간 고아서 부드럽다나
1시간에1000원씩인가?
부드럽기는하다
그래도 아깝기는 하지만
16000원 추가한 볼락구이이다
아? 볼락 잡으면 놔줄까? 말까? 하던
뽈락이 이런 대접을 받는구나
많이 출세한 뽈락이다
어째든 주인공이 좋아하니 나도 좋다
맛있게 드시네요
나도 열심히 먹었는데
집에가서 라면하나 먹으면 딱인데!
터놓고 딴사람들 찍을수없어서 유리창으로 찍어보았다
대부분이 외국인 대접하러온듯하고
우리옆자리는 젊은 남녀인데
젊은사람들 연애하려면 돈많이 들겠다고 생각한다
디저트로 나온 아이스 크림
이야기하지도 않았는데
촛불까지
이런건 같이 기록해야한다
그래야 8,90이 되어도 할말이 있지요
어째든 우리 여보 70세 생일 축하해요
우리 평생 이렇게 즐겁게 살자!
마지막으로 차한잔 까지
아까워서 모든 음식 싹싹싹
그래 70생일이 보통이냐?
고희(古稀)
예로부터 드물다는 뜻으로, 사람의 나이 일흔 살 또는 일흔 살이 되는 때를 이르는 말.
두보(杜甫)의 <곡강시(曲江詩)>에서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는 구절에서 온 말이다.
그 드물다는 고희가 요즘 은 개나소나 모두 70이다
그래도 우린 굉장한거지
등골 조금 빼주고
다시 초도한테 신고하고 집으로 왔다
나도 멋진 생일이었다고 생각한다